내 이름은 김삼순

1회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장례 치루면 먹고 사느라 바쁘고, 지 자식 낳아준 마누라도 돌아서면 남남인데 니가 뭐라고 너를 평생 기억해.

그런 적이 있었다. 이 세상의 주인공이 나였던 시절.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아득하고 목울대가 항상 울렁거렸다. 그 느낌이 좋았다. 거기까지 사랑이 가득 차서 찰랑거리는 것 같았다. 한 남자가 내게 그런 행복을 주고 또 앗아갔다. 지금 내가 울고 있는 건 그를 잃어서가 이니다. 사랑… 그렇게 뜨겁던 게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게 믿어지지 않아서 운다. 사랑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아버려서 운다. 아무 힘도 없는 사랑이 가여워서 운다.

 

어느 날 몸이 마음에게 물었다. 난 아프면 의사선생님이 치료해주는데 넌 아프면 누가 치료해주니?
그러자 마음이 말했다. 나는 나 스스로 치유해야 돼…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이 아플 때 유용한 치유법을 하나씩 갖고 있다. 술을 마시고, 노래를 하고, 화를 내고, 웃고 울고… 친구들에게 하소연을 하고, 여행을 가고, 마라톤을 하고… 가장 최악인 것은 그 아픔을 외면해 버리는 것… 나의 치유법은… 지금처럼 아침에 다가오는 시간에 케익과 과자를 굽는 것…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도, 불같던 연애가 끝났을 때도, 실직을 당했을 때도, 나는 새벽 같이 작업실로 나와 케익을 굽고 그 굽는 냄새로 위안을 받았다. 세상에 이렇게 달콤한 치유법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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