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2아웃

1회

아무것도 해 놓은 게 없는데… 서른이 되고 말았어. 나는 그게… 너무 무서워.

진작 말을 하지 그래서… 남자가아니라 친구가 필요한 타이밍이었네.

여러 번의 사랑을 해 봤다. 돌아보면 후회되는 사랑도 있고, 마저 다 하지 못했던 사랑도 있었고, 내 인생에 무의미한 인간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마음이 시키는 대로 몸도 갔고, 거기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난생 처음… 이 사랑이 옳은 일일까 하는 고민을 한다. 그래서 처음으로 나이 먹음이 억울해 졌다.

형태: 글루 갈까?

난희: 여기 지금 빈자리 없다. 요긴 지금 내 미련이 앉아있고, 요긴 지금 내 서러움이 앉아있고, 요긴 두려움이 앉아있거든.

형태: 밖에 왜 빽차가 서있나 했더니 미친년 실어갈라고 대기중이었구만.

난희 : 그리고 저기… 저기 내 청춘이 앉아있네. 참… 그 놈 멀리도 앉아있다. 쳇! 얘들아 우리끼리 한잔 하자! 원샷!!!

형태: 꽃 대신 이거라도 달아라.

2회

난희 : 내가 서른이잖니. 마지막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만 더 하면 안될까?

형태 : 시간아~ 먼저가라. 얘는 좀 늦을 것 같다.

난희 : 세월아 잡지마라. 난 잠시 들를 곳이 있단다.

난희: 너무 부끄러워 그래.

정주: 누나… 내가 부끄러워?

난희: 니가 자랑스럽지만 너를 사귀고 있는 내가 너무 부끄러워.

3회

왜 언뜻 여자로 보여 저 물건이

형태: 눌러봐. 1번 비면 허전하잖어. 멍청히 길을 걷다가 길을 잃거나 술 처먹다 집 못 찾겠거든 누르셔. 출동해 주마.

난희: 너 여자 꼬실 때도이런 짓 하지?

형태: 미쳤냐? 그냥 스쳐지날 여자한테 내 소중한 번호를 1번으로 내주게?

난희: 그 멘트도 쓸만하네.

춘희: 다들 짝 찾는데 우린 이게 뭐냐? 정말 이렇게 무방비로 있어도 되는 거냐? 세월은 가고 그분은 오시는데.

난희: 그분?

춘희: 노화말야 노화.

난희: 아? 난 벌써 오셨다. 이미 꽤 친해져서 말도 트는 사이다 우린.

준모: 난희랑 왜 헤어졌는 줄 아니?

형태: 글쎄.

준모: 너 만나지 말아줬음 좋겠다고 했거든. 못 하겠다더라.

형태:  내가 그렇게 못마땅했냐?

준모: 애인이랑 헤어지면서까지 꼭 유지해야할 친구관계면 난희한테는 니가 이미 그 이상 이었던 거 아니겠어?

누나… 이 얼굴이랑 이 손이랑 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 안고 싶고 만지고 싶고 목소리 듣고 싶고… 내가 얼마나… 내가… 누난 안 그랬어? 정말 괜찮았어? 누나가 힘들대서… 그래서 나도 참아 볼려고 했는데. 나 솔직히 진짜  너무 노력했어. 근데 안 돼. 안 돼. 아무리 해도 안 돼. 누나가 없으니까 아무것도 생각 안 나고… 아무것도 못하겠고 공도 못 던지겠고. 누나도 없고 야구도 없으면 난 죽어. 울지마. 내가 미안해. 정말 안 올려고 했는데. 오늘 누나 보니까 미칠 거 같아서. 그래서 왔어. 내 심장이 다 찢어지고 머리는 다 터져버리고. 여기가 너무 아파. 너무 아퍼.

4회

빛나는 청춘이잖아. 희망이 밥이고 도전이 생명이고 기적은 옵션이고 실패는 거름이고. 그런 때 아니냐 .

형태: 당췌 여자는 왜 이렇게 꽃에 약한 거냐?

난희: 니네를 감동시키는 건 여자알몸 하나 뿐일지 모르지만… 우린 꽃, 길 잃은 강아지, 해질녘, 산들바람 뭐 이란 거에도 인생관이 변하고 그런다.

건주: 더 매달려보지 못하고 다운돼서 미안해요.

춘희: 야! 누가 들으면 우리가 연애라도 한 줄 알겠다.

건주: 어차피 이렇게 될 거 연애라도 해 주지 그랬어요.

춘희: 니 마음 못 받아줘서 미안한데 그래도 더 좋은 사람(???) 만났잖아.

건주: 잘 살아야 되요.

춘희: 잘 살아. 행복하게.

그 아이의 말이 맞다. 그 아이 말에 단박에 대응하지 못하고 결국 히스테리에 가까운 분풀이 밖에 쏟아내지 못했던 이유는… 나도 그 아이와 같은 시선으로 내가 하는 이 일을 참으로 가볍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라이드라…

서른! 거기가 왜 승부처냐! 이십대가 꽃이면 삼십대는 나무거든. 그니까 딱 그 나이에 마지막으로 꽃이 한번 흐드러지게 피어준다 이거야. 하늘이 준 알량한 배려라고나 할까. 문제는 이 때 어떤 놈을 만나느냐가 중요하다는 거. 어떤 연애를 하느냐가 이후의 인생 전반을 흔든다는 거. 이놈이 내 인생을 쥐고 흔들 자격이 있는 건가 의심되서 퐁당 빠지지도 못하겠고, 빠져나오자니 이게 혹시 마지막이 아닐까 불안하고. 실패하면 다시 시작 할 힘이 남을까 두렵고. 마음은 갔는데 몸은 망설이고, 몸은 벌써 갔는데 머릿속은 딴생각이고. 이리저리 당황하다보면 뻥!!!

문제는 여기서 비롯된단다. 여자는 두 번 죽거든. 목숨이 꼴까닥 하는 날하고, 얘가 더 이상 기능 할 수 없는 날. 독신주의라고 없을 거 같아? 이 애기집이 수명을 다하는 공포가?

하지마! 아무것도 하지 마! 그 자식이랑 키스도 하지 말고!  다른 것도 하지 마! 만나자지마!

5회

춘희: 상담전화 받는 김춘희. 빚더미에 앉아있는 김춘희.

난희: 씩씩한 가장 김춘희.

춘희: 응. 그런 거.

난희: 근데?

춘희: 근데 여자 김춘희는? 그 녀석이 있어준 동안은 나 잠시 여자던을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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